들어가는 글

사법시험, 변호사 시험, 세무사 시험 등에서 출제위원의 역할을 맡고, 강단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회사법과 관련된 조문해설집이 하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꾸준히 해왔다. 특히 서울시립대학교 세무학과에 출강하고 있을 당시 율곡출판사의 박기남 사장님과 상법 관련 교재의 집필을 약속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약속을 지키지 못한 채 시간이 흘러가면서 나는 항상 부채의식에 시달렸다. 그러나 너무 바쁜 탓에 틈을 내기가 어려웠다. 다행히 대학교수가 된 이후 처음으로 맞는 연구년 기간을 이용하여 약속을 지키게 되어 어느 정도는 짐을 던 기분이다.

법률을 공부할 때에는 영어를 공부할 때 영어사전을 찾듯이 항상 법전과 함께해야 한다. 법전이 모든 법률공부의 출발점이기 때문이다. 법학 교과서는 법조문의 의미를 보다 자세하게 풀어 해석하고 법전이 미처 규정하지 못한 것을 보충하면서 저자 나름대로의 체계를 세운 것에 불과하다. 또한 법학 교과서에는 저자의 방대한 법 지식이 집약되어 있어 수험자들이 이를 모두 읽고 이해하는 것은 어려울 뿐만 아니라 굉장한 인내심을 요구하기도 한다.

법률을 학습할 때 또는 수험 준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그 법률규정이 왜 그렇게 되어 있는지에 대한 입법 취지를 이해하고, 그 핵심 내용 및 중요 판례의 흐름을 이해하는 것이다. 특히 상법 중에서도 회사법은 그 양이 방대하여 그 내용을 종합적이고 체계적으로 이해하기가 어려워 수험생들이 난감해 하는 과목이다. 그러므로 깊이 있는 이론을 탐구하지 않는 수험생 입장에서는 두꺼운 법학 교과서보다 간략한 조문해설집이 위력을 발휘할 수도 있을 것이다. 객관식 유형의 시험에서 출제위원들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복수정답과 문제의 오류이다. 그리고 그러한 우려를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는 방법은 법조문을 활용한 출제이다. 이러한 경향은 각종 자격시험이나 공무원 시험 등에서 객관식 유형의 시험을 출제하는 자들 간의 암묵적인 약속이기도 하다.

이 조문해설집은 그러한 점들을 고려하여 회사법과 관련된 객관식 유형의 각종 시험에 대비하도록 함과 동시에 변호사 시험 등 주관식 유형의 시험을 준비하는 학생들이 짧은 시간 내에 회사법 전체를 개관함으로써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이해가 가능하도록 하였다. 동시에 다음과 같은 점에 유의하며 집필하였다.

1. 변호사 시험, 공인회계사 시험(회사법이 절반 이상 차지), 법무사 시험, 세무사 시험(회사법만 출제), 9급 공무원 시험(등기사무직), 법원행정고등고시(등기사무직) 등 회사법과 관련된 수험공부를 하는 학생 모두를 대상으로 하였다.

2. 중요 판례도 간단히 소개하여 판례문제가 출제되는 것에 대비하였다.

3. 시험문제가 법조문의 반대해석을 가지고 출제되는 경우가 있으며, 특히 준용규정이나 시행령에서도 출제가 된다는 점을 감안하였다.

4. 2018년까지 지난 10년간의 출제 경향(세무사시험)을 철저히 분석하여 해당 법조문의 출제빈도수를 별표로 표시함으로써 수험생들이 중요도를 파악할 수 있게 하였다.

5. 수험생들이 시험장에 들어갈 때 다른 교과서나 법전 없이도 회사법만은 이 한 권의 책으로 충분하다는 생각을 갖도록 하였다.

6. 권기범, 이철송, 정찬형, 최준선(가나다 순) 교수님의 저서를 주로 참고하였다. 다만 분량 때문에 일일이 주를 달지는 못하였다.

무엇보다도 이 해설집이 출간되기까지 물심양면으로 도와주신 율곡출판사의 박기남 사장님, 그리고 꼼꼼한 교정으로 책의 완성도를 높여주신 차은지 편집부 과장대리님께 머리 숙여 감사드린다. 그리고 앞으로 다른 상법 분야로까지 조문해설집을 확대하고 부족한 점은 앞으로도 계속 보완해나갈 것을 약속한다.

2019년 6월 23일 편저자들을 대표하여

서완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