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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스트, 바이오헬스의 미래를 말하다

저자 : 채수찬
발행일 : 2020-05-12
ISBN-13 : 979-11-87897-87-3
판형 : 신국판
페이지수 : 560 쪽
판매가 : 20,000 원

들어가는 글 

 

많은 사람들이 바이오헬스 산업이 중요해지고 있구나 하고 느끼고는 있지만 이 분야에서 어떤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지 알기가 힘들었다. 누구든 바이오헬스 분야에서 어떤 기술발전이 일어나고 있는지, 기술발전이 건강 유지와 질병치료 방식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이에 따라 어떤 사업기회가 생기고 투자기회가 열리는지, 그리고 이런 변화들이 우리의 삶을 어떻게 바꾸어갈지 이해하려면 누구의 이야기를 들으면 좋은가? 아마도 어느 한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이 모든 것을 이해할 수 있기를 기대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문제들에 대해 많이 생각해 온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모아 들어보면 어떤 그림이 떠오르지 않을까? 이 책은 이런 생각에서 구상되었다. 사람들이 알고 싶은 여러 주제들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안다고 생각되는 분들을 모셔서 인터뷰를 진행하고 이를 정리하였다. 이 작업은 카이스트 바이오헬스케어 혁신·정책센터의 연구원들이 실행하였다.

카이스트 바이오헬스케어 혁신·정책센터는 2014년에 활동을 시작했다. 당시에는 생각지도 못했는데, 불과 5년이 지난 지금 바이오헬스 산업이 한국에서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진 산업으로 떠올랐다. 셀트리온과 삼성의 바이오시밀러가 전 세계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한미약품과 유한양행을 비롯한 제약사들이 복제약에서 신약 개발로 관심을 돌리고 있고, 수백, 수천억 원에 달하는 기술수출 계약을 만들어내고 있다. 크리스탈지노믹스가 바이오벤처로서는 처음으로 관절염 신약을 개발하여 판매하고 있으며, 브릿지바이오 등 벤처기업들의 기술수출 성과도 잇따르고 있다. 주식시장도 변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201912월 현재 시가총액은 국내 6위로 5위인 현대차의 26조 원과 비슷하며 셀트리온은 약 23조 원으로 포스코의 22조 원, SK텔레콤의 19조 원보다 큰 상황이다. 코스닥 시가총액 30위 이내 바이오기업이 12개에 이르고 있다. 바야흐로 한국의 경제지도가 바뀌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아직 풀어야 될 국가적·산업적 과제가 많다. 인구 고령화와 저출산에 따라 정부와 국민이 부담해야 할 보건의료 비용이 급속하게 늘어나고 있다. 그리고 국민건강보험 재정 문제, 개인정보 보호 이슈 등을 둘러싼 국민적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건강보험도, 바이오헬스 연구개발 투자도 국민이 내는 세금에 많이 의존한다. 당연히 바이오헬스 산업은 한국 사회가 직면한 보건의료의 문제 해결을 지향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으로 대표되는 4차 산업혁명 기술의 확산은 바이오헬스 분야도 변화시키고 있다. 병원, 의사, 제약사 등 공급자, 전문가 중심의 전통적 보건의료 패러다임이 환자 중심, 맞춤의료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다. 다행히도 한국은 그동안 보건의료 문제들의 해결에 바이오헬스 패러다임의 변화를 이용할 수 있는 역량을 축적해 왔다. 지난 20년간 정부와 산업계의 바이오 분야 연구개발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 덕분에 세계 수준의 연구들이 조금씩 나오기 시작했다. 양질의 보건의료 분야 전문인력과 세계 최고 수준의 정보통신 산업을 보유하고 있는 것도 강점이다. 이 구슬들을 잘 꿰면 한국의 바이오헬스 산업은 보건의료의 질적 향상을 이끌고 우리나라 경제의 지속 가능한 성장동력이 될 수 있다. 산업 면에서는 삼성전자와 같은 수준의 세계적인 바이오헬스 기업이 나타날 수도 있다.

앞서 말했듯이, 이 책은 주로 바이오헬스 산업에 대해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사람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구상되었다. 사실 바이오헬스 산업에 어떤 측면으로든 관여하고 있는 전문가들도 자기 분야가 아니면 전체의 흐름을 이해하기 힘들다. 이런 의미에서 이 책은 전문가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책은 총 5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전문가 인터뷰들을 통해 다음과 같은 주제들을 다룬다.

1장의 주제는 무병장수와 바이오테크놀로지, 현재 한국 보건의료의 질적 향상에 영향이 크다고 생각되는 바이오 기술들의 산업화에 대해 다룬다. 한 예로, 세계보건기구에서는 2050년 암보다 슈퍼박테리아로 목숨을 잃을 사람이 더 많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데, 한국에서는 메르스 사태를 경험했음에도 불구하고 슈퍼박테리아 문제에 상대적으로 무관심하다. 이와 관련해서 항암제의 효과를 높이기 위한 바이오 기술과 화합물을 결합하는 이중항체 기술 개발 현황을 살펴본다. 또한 장기이식에 대한 수요는 크나 공여자는 부족한 현실에서 대안으로 이종장기 이식의 가능성에 대해 알아본다.

이 밖에도 아토피와 자폐증 등 기존에 치료제가 없는 분야의 원인과 새로운 대안을 찾는 신기술 분야인 마이크로바이옴의 잠재력, 전 세계적으로 한국에서 가장 활발한 연구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는 줄기세포치료제의 가능성, 개인 맞춤 의료와 예방의학 실현을 위해 필수적인 유전체진단의 현황 등에 대해서도 알아본다.

2장의 주제는 ‘4차 산업혁명과 바이오헬스, 인공지능, 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을 보건의료 분야에 적용함으로써 일어나고 있는 변화에 대해 알아본다. 인공지능 기술을 이용한 개인 맞춤형 진단 및 예방 관리와 새로운 신약 개발 방식들에 대해 살펴본다. 또한 디지털 기술, 모바일 기술을 이용해 환자와 일반인이 의사결정의 주체가 되는 새로운 건강관리와 치료 서비스를 창출하는 비즈니스에 대해 창업자들의 경험담을 듣는다.

3장의 주제는 지속 가능한 바이오헬스의 미래, 산업발전을 위해 필요한 사회적·문화적·제도적 기반에 대해 살펴보고, 변화의 필요성과 방향에 대해서도 고민해 본다. 특히 핵심적인 세 분야인 신약, 의료기기, 스마트 헬스케어 분야의 혁신과 산업발전을 저해하는 제도와 관행 등을 살펴본다.

무심코 지나칠 수 있지만, 다음에 열거하는 물음들은 바이오헬스 산업의 발전과 보건의료 체계 개선에 핵심적인 문제들이다. 환자 중심의 헬스케어가 도대체 무엇인지, 왜 연구자 의사MD-PhD들이 필요한지, 왜 산업과 기술발전에 윤리적 요소가 중요한지, 널리 퍼져 있는 동네 의원들이 첨단 바이오헬스 시대에 왜 중요한지, 이 분야에서 기초과학을 하는 바람직한 자세는 무엇인지, 왜 국가 간 기술 협력과 이익 공유가 중요한지, 정부의 연구개발 사업들의 주제는 앞으로 어떻게 결정해야 하는지 …… 등등이다. 또한 바이오헬스 산업과 공공보건을 병행 발전시키기 위해서 한국 보건의료 체계의 현실에 대해 직시할 필요가 있음을 짚어본다.

4장의 주제는 바이오 투자와 창업이다. 벤처 창업과 투자는 한국 바이오헬스 산업에서 가장 다이나믹한 분야이면서,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서 혁신이 필요한 분야이기도 하다. 먼저, 기술벤처 창업을 돕는 액셀러레이터와 벤처기업 성장에 필요한 자금을 투자하는 벤처캐피털들의 활동 모습을 살펴본다. 아울러 많은 벤처기업들의 일차 목표인 코스닥 상장에 대해서도 알아본다. 이제는 대기업이 바이오벤처에 투자하고, 대학병원이 기술개발과 창업 지원을 하고, 대학이 기술창업 교육을 하는 등 기업과 기관들이 전통적 역할을 넘어서 바이오 사업에 직접 뛰어드는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이러한 변화들을 조직에서 직접 실행하고 있는 분들의 경험담을 들어본다.

그리고 민간 주도로 바이오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정부의 역할이 연구개발 투자에서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가를 알아본다. 아울러 지속 가능한 기술창업과 투자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 위해 필수적인 인프라인 바이오 클러스터의 활성화에 대해서도 알아본다.

5장의 주제는 한국 바이오헬스 산업의 글로벌화, 한국 바이오헬스 산업의 도약을 위해 필요하고 시급한 글로벌 개방형 혁신에 대해 알아본다. 이를 위해 제약사들의 신약 글로벌 판매와 기술수출, 바이오벤처의 제2의 도약을 위해 필요한 글로벌 진출 전략, 좁은 국내 시장에서는 생존이 힘든 의료기기 기업들의 해외 진출, 개도국 바이오헬스 시장의 기회 등에 대해 각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본다. 한국의 신약 개발이 직면하고 있는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국제 협력의 필요성에 대한 의견도 들어본다.

그리고 미국, 유럽 등 바이오헬스 선진국들이 가지지 못한 한국 고유의 자원인 한의학이 첨단 바이오기술 시대에서 가지는 가능성도 찾아본다.

이 책은 바이오헬스 산업에 대해 관심을 가진 많은 사람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구상되었다. 그런데 막상 책을 엮고 나니 전문적인 내용도 상당히 있어 일반인들이 이해하기는 쉽지 않은 부분도 있는 것 같다. 전문적 배경이 있는 분들이든 그렇지 못한 분이든 이 책을 통해 나름대로 얻는 게 있다면 엮은이로서는 보람을 느낄 것 같다.

 

카이스트 바이오헬스케어 혁신·정책센터장 채수찬

chapter 1 무병장수와 바이오테크놀로지

01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슈퍼박테리아와의 전쟁 임원빈(동아ST 상무)

02 신약 개발의 현실적 미래, 화합물과 바이오의 결합 김용주(레고켐 바이오사이언스 대표)

03 이중항체를 활용한 뇌질환(치매) 치료제 개발 이상훈(ABL바이오 대표)

04 마이크로바이옴 활용 산업의 출현 천종식(천랩 대표)

05 줄기세포 치료, 유병장수에서 무병장수의 시대로 이병건(SCM 생명과학 대표)

06 동물 장기이식, 장기이식 부족 상황의 현실적 해법 김성주(제넨바이오 대표)

07 유전체 정보, 개인 맞춤 진료시대의 도래 박웅양(삼성의료원 교수, 삼성유전체연구소장)

 

chapter 2 4차 산업혁명과 바이오헬스

01 질병경로 분석을 통한 건강과 질병의 관리와 예측 김규찬(란드바이오 대표)

02 건강정보를 활용한 새로운 디지털 헬스 비즈니스 만들기 신재원(에임메드 대표)

03 환자와 의사의 소통을 촉진하는 문화기술과의 융합 정희두(헬스브리즈 대표)

04 AI 기반 신약 개발의 가까운 미래와 먼 미래 배영우(메디리타 대표)

05 임상시험 환자 모집 플랫폼 이병일(전 올리브헬스케어 대표)

06 나의 건강 아바타, 내가 만들고 관리하는 나의 의료정보 김주한(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chapter 3 지속 가능한 바이오헬스의 미래

01 진화하는 신약 개발 생태계, 변화가 필요한 제도와 관례 이정규(브릿지바이오 테라퓨틱스 대표)

02 의료기기 산업의 현재와 미래 허 영(한국스마트의료기기협회 부이사장)

03 바이러스 감염병 치료제 개발, 혼자서는 안 된다. 다국적 민관 협력 기술개발 파트너십 정영식(한국화학연구원 책임연구원)

04 Physician Scientist, 연구하는 의사가 필요하다 박래길(광주과학기술원 의생명공학과 교수)

05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과학기술 주제 찾기와 신기술에 대한 규제 운용 박소라(인하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06 과학과 가까워져야 한다. 그래야 신기술이 탄생한다 김하일(카이스트 의과학대학원 교수)

07 건강 지킴이, 동네병원과 주치의 정명관(정가정의원 원장)

08 스마트 헬스케어 시대, 의료에 대한 인식 변화, 환자 중심 의료체계로의 혁신 유명순(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교수)

09 바이오헬스 시대, 생명윤리가 왜 중요한가 이일학(연세대학교 의료법윤리학과 교수)

10 지속 가능한 스마트 헬스케어, 신뢰 가능한 사회적 합의 구축이 먼저다 이상윤(건강과대안 책임연구원)

11 의료서비스와 바이오헬스 산업, 두 마리 토끼 잡기 이기효(인제대학교 보건대학원 교수)

 

chapter 4 바이오 투자와 창업

01 바이오 창업의 기획사, 엑셀러레이터 이용관(블루포인트파트너스 대표)

02 벤처캐피털, 한국 바이오벤처 투자의 역사와 미래 황만순(한국투자파트너스 상무)

03 코스닥 기술특례상장, 한국 바이오벤처 성장의 관문 양연채(한국거래소 기술기업상장부 팀장)

04 바이오헬스에 뛰어드는 대기업, 그 가능성과 전략은? 최수진(OCI 부사장)

05 의료기술 창업 공장으로 진화하는 대학병원 송해룡(고려대학교 구로병원 정형외과 교수 겸 오스힐 대표)

06 글로벌 제약사, 바이오텍 기업, 창업을 경험한 교수가 본 우리나라 바이오 창업 신영근(충남대학교 약학대학 교수)

07 변화가 필요한 정부의 역할 : 정부 주도에서 민간 주도 민관 협력으로 정윤택(제약산업전략연구원 원장)

08 클러스터, 바이오헬스 산업의 엔진 김상태(성균관대학교 사회과학대학 교수)

 

chapter 5 한국 바이오헬스 산업의 글로벌화

01 글로벌 제약산업의 위기와 국내 바이오산업의 대응 김태억(범부처신약개발사업단 사업본부장)

02 일찍 사와서 더 좋게, 개방형 혁신으로 전환하는 국내 제약사 김종균(유한양행 상무)

03 국산 신약의 진화, 제대로 팔리는 약을 만들다 전용관(보령바이오파마 전무)

04 1세대 바이오벤처의 미래, 2의 도약이 필요한 시점 정인철(크리스탈지노믹스 부사장)

05 국제보건과 개발도상국의 의료산업에 눈뜨다 이훈상(연세대학교 보건대학원 교수)

06 글로벌 의료기기 시장에서 틈새시장을 모색하다 류정원(힐세리온 대표)

07 국산 의료기기의 FDA 승인, 겁낼 필요 없다 김도현(비티솔루션즈 대표)

08 한의학의 미래, 첨단 바이오 시대 도약할 것인가, 도태할 것인가 김창업(가천대학교 한의과대학 교수)

09 세계인이 믿고 선택할 수 있는 K-바이오, 국가 연구개발 과제의 글로벌 개방형 혁신이 필요하다 문수연(한국산업기술진흥원 책임연구원)

 

[관련 기사] 한국 바이오의 미래는 유럽에 있을 수 있다

[특별 이슈 간담회] 코로나 이후 한국 바이오헬스케어의 기회와 도전

구영권(스마일게이트 인베스트먼트 부사장김형석(KAIST 과학기술정책대학원 교수)

 문혜선(산업연구원 연구위원박한오(바이오니아 대표안현실(한국경제 논설위원)

 홍윤철(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에필로그 바이오헬스와 함께 한 지난 몇년을 뒤돌아보며 채수찬(카이스트 바이오헬스케어 혁신·정책센터장

 채수찬(카이스트 바이오헬스케어 혁신·정책센터장)
2008년부터 카이스트에서 재직해 왔고, 2015년부터 카이스트 바이오헬스케어 혁신·정책센터장으로서 혁신적 바이오헬스케어 기업들이 연구자원과 정부정책으로 뒷받침될 수 있도록 가교 역할을 해왔다. 현재 카이스트 대외부총장이다. 경제학자로서 다자협상이론 분야에 다수의 논문이 있다. 1985년 미국 펜실베니아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라이스대학교에서 20년간 교수로 재직했다. 1990년대 말 외환위기 당시 김대중 대통령의 위기 극복과 경제개혁을 도왔다. 2004년 제17대 국회의원으로 전주 덕진구에서 전국 최다득표로 당선되어 정무위원과 재경위원으로 활동하였고, 4년간 여당 정책위원회 부의장을 역임하였으며, 2005년 세계경제포럼에 대통령특사로 파견되기도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