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는 글

한국은 현재 대내외적으로 대전환기에 있다. 내적으로는 기술 추격형 혁신에서 기술 주도형 혁신으로 산업과 경제의 체질을 변화시켜야 하는 변환이 요구되고 있으며, 외적으로는 국제 정치·경제와 글로벌 밸류체인의 해체와 재구성이라는 글로벌리제이션 2.0의 시대에 진입하고 있다. 이러한 대전환의 시기는 위기이자 큰 기회를 제공한다. 그런데 한국은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강인성(resilience)의 강점을 갖고 있다. 이는 수많은 역사가 증명하고 있다.

한국 산업은 4차 산업혁명의 대전환기에 새로운 혁신 전략을 요구받고 있다. 새로운 혁신 전략은 변화의 기회를 통찰력 있게 파악하고, 선두적으로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것이어야 한다. 본 책은 이러한 관점에서 우리 산업 각 분야에서 변화의 기회를 통찰력 있게 제시하고 있으며, 앞으로 나아가야 할 새로운 혁신 전략을 산업분야별로 제시한다. 각 산업별 모든 전략이 포함되지는 않았지만, 주요한 산업에서 고려할 핵심 전략들에 대해서 새로운 전략적 시각을 제시한다.

『한국 산업의 혁신 전략』은 대한민국 산업 곳곳에 속한 KAIST 기술경영전문대학원의 전문가들이 각 산업의 역사와 동향을 현실적으로 분석하고, 이를 토대로 정책·제도·기술적 혁신 과제와 전략에 대한 통찰을 제시하는 책이다.

제1장에서는 “데이터산업은 플랫폼에서 혁신한다”라는 부제로 데이터산업에 대한 혁신 전략을 제시한다. 4차 산업혁명의 원석이라고 불리는 데이터, 데이터를 축적하고 사업화하여 거래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데이터산업은 소프트웨어산업에 버금가는 고부가가치 산업이다. 본격적인 ‘데이터 경제’ 원년인 2020년을 맞이한 지금, 데이터산업 발전의 필수요건인 유통, 거래, 융합을 위해 플랫폼은 반드시 필요하다. 이 장에서는 혁신의 놀이터인 빅데이터 플랫폼의 바람직한 모습과 운영방향은 어떻게 설정되어야 할지에 대해 현장에서 데이터 거래를 직접 담당하고 있는 전문가의 관점에서 분석과 비전을 제시한다.

제2장과 제3장에서는 AI산업에 대한 혁신 전략을 다룬다. 제2장에서는 AI산업 혁신 전략 첫 번째 주제로 “글로벌 AI 음성비서 경쟁에서 국내 기업들은 어떻게 생존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답을 구한다. 현재 글로벌 인공지능 스피커(Smart Speaker) 시장의 열기는 매우 뜨겁다. 양적 측면에서뿐만 아니라 질적 측면에서도 그 발전 속도가 눈부시다. 이러한 조류에 따라 국내 인공지능 스피커 시장도 움트고 있는 중이다. 그러나 정부와 국내 기업들이 내세우는 인공지능 스피커 보급대수 확대는 산업 발전과 글로벌 경쟁력을 온전히 대변하지 못한다. 이미 글로벌 Tech Giant 구글은 구글 홈을 국내 시장에 출시하였다. 더 이상 국내 시장은 국내 시장이라고 부를 수 없는 상황이다. 플랫폼 비즈니스가 글로벌 독점화되고 있는 가운데 인공지능 스피커로 대표되는 AI 음성비서 시장에서 국내 기업들은 글로벌 기업들과 경쟁하여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인가.

제3장에서는 AI산업 혁신 전략 두 번째 주제로 “안면인식 기술로 살펴본 AI 경쟁력 확보 방안”을 다룬다. 알파고가 이세돌 9단을 이긴 지 4년. 바야흐로 인공지능(AI) 시대가 도래했다. 현실에서 사람들은 인공지능 스피커를 친숙하게 사용하고, 번역기를 통해 외국인과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게 되었으며, 자율주행 자동차도 상용화를 앞두게 된 상황이다. 이는 전 산업분야에서 AI의 추론 능력이 시각, 청각, 언어 등 인간의 능력을 앞서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안면인식 기술의 발전과 산업의 급격한 성장에도 AI가 가장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다. 이 장에서는 안면인식 산업이 앞으로 AI를 통해 어떻게 경쟁력을 쌓을 수 있을지에 대해 살펴본다.

제4장에서는 “쇼핑의 천국, 백화점의 현재와 미래”라는 부제로 유통산업에 대한 혁신 전략을 제시한다. 디지털 중심 사회로 진화할수록 온라인 쇼핑이 발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와는 반대로 백화점, 아울렛과 같은 오프라인 쇼핑은 변화와 혁신 없이는 온라인 쇼핑에 밀려 현재의 침체되어 있는 상황을 극복하기 어려워 보인다. 이 장에서는 오프라인 쇼핑을 대표하는 백화점이 디지털 시대를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지 알아본다. 공간의 재구성, 상품 전개 방식의 변화 등 백화점의 한 단계 진화할 모습을 담아낸다.

제5장과 제6장에서는 조선·해운산업에 대한 혁신 전략을 제시한다. 제5장에서는 “경험과 지식 축적을 기반으로 한 패러다임 전환”을 주제로 해운산업의 혁신 전략을 제시한다. 2017년 2월 국내 1위이자 세계 7위의 해운선사였던 한진해운이 파산하였다. 그와 동시에 해상 수송 대란이 발생하였고, 물건을 수출입해야 하는 많은 국민들은 물건 배송 납기를 맞추지 못하거나 울며 겨자먹기로 할증된 운임을 지불하고 물건을 보내야 했다. 해운산업의 중요성을 재인식하게 된 국민의 요구에 따라 문재인 정부는 해운 재건을 대통령 공약 중 하나로 포함시켰다. 그러면 우리나라의 해운 재건이 정부의 지원과 관심만으로 성공할 수 있을까? 세계 경제 및 우리나라 경제성장 둔화, 중국의 급부상 및 전 세계 해운산업에 적용될 강화되는 규제를 고려해 본다면 해운 재건이 결코 녹록지 않아 보인다. 필자는 정부의 지원에 더하여, 우리나라 해운산업이 경험과 지식 축적을 기반으로 한 패러다임 전환을 이루어야 진정한 해운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다고 역설하고 있다.

제6장에서는 “전기추진선박 현황과 경쟁력 제고 방안”을 바탕으로 조선산업의 혁신 전략을 제시한다. 최근 세계 조선업계는 해운시장의 과잉공급에 따른 장기 불황 속에 있다. 해운회사에 부담으로 작용하는 환경규제는 점차 강화되고 있으며, 불안정한 유가에 따라 해운사의 연료 효율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시장의 요구와 환경규제에 따라 전기추진선박은 새로운 대안으로 등장하고 있으며, 장기적으로 전기추진선박의 도입은 선택이 아닌 필수적 대안으로 보여진다. 아직 조선시장에서 전기추진선박은 초기 단계에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가 사전 대응한다면 친환경 선박 시장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제7장에서는 “국내 스마트 디바이스 산업의 미래”를 주제로 스마트폰 산업의 혁신 전략을 도출한다. 4차 산업혁명이 시대적 화두가 되었지만, 안타깝게도 혁명을 주도해야 할 국내 스마트 디바이스 제조기업들의 고민은 날로 깊어지고 있다. 2015년 들어 중국 기업들이 스마트폰 시장에서 한국 기업들의 시장점유율을 상회하기 시작했고, 2018년 삼성전자는 인도 시장에서 중국 샤오미에게 시장점유율 1위 자리를 내주었다. 심지어 2019년 LG전자는 적자를 견디다 못해 국내 스마트폰 공장을 모두 철수했다. 시가총액 세계 1위를 기록한 애플과 전 세계 시장점유율을 독식하는 중화기업들의 막대한 제조 경쟁력에 우리 기업들은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이 장에서는 국내 스마트폰 산업의 이슈를 중심으로 격변하는 디바이스 시장에서 우리 기업들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다.

제8장에서는 반도체산업의 혁신 전략으로 “빅블러를 이끄는 핵심 하드웨어, 시스템 반도체”를 제시한다. 반도체 시장은 중국의 ‘반도체 굴기’, 미·중 무역분쟁,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규제 등 강대국들의 견제가 특히 심하다. 이 장에서는 일본의 반도체 소재 규제가 우리에게 미칠 영향과 일본이 간과한 반도체 시장의 특성을 살펴본다. 또한 한국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시스템 반도체 시장의 현황과 주요 플레이어들을 다룬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한국 기업과 정부의 시스템 반도체 시장 진입 전략을 분석하고 전략을 제시한다.

제9장에서는 방위산업의 혁신 전략으로 “전쟁의 양상을 바꾸고 있는 드론 전투기”를 제시한다. 드론은 미군이나 첩보부대의 정찰, 요인 암살 및 테러 작전 등에 주로 사용되었으나, 요즘은 최첨단 드론 전투기 등 몇몇을 제외하곤 일반인들도 사업용 혹은 취미용으로 어렵지 않게 활용하고 있다. 이 장에서는 드론이 최초로 개발되었던 목적인 군사용에 집중하여 드론 전투기의 등장, 원리, 그리고 미래에 대해 다룬다. 세계 많은 나라들이 무인 드론 전투기 개발에 주력하고 있는 이유는 병사 하나하나의 위상이 예전보다 높아졌고, 드론이 인간이 직접 조종하는 전투기에 비해 비용적인 부분뿐 아니라 신체적 한계에 영향을 받지 않고 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제10장에서는 “미래 자동차산업 선도를 위한 두물머리 혁신 전략”을 주제로 자동차산업의 혁신 전략을 알아본다. 현재 자동차산업은 기회와 위기의 갈림길에 서 있다. 산업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IT 경쟁력을 갖춘 새로운 경쟁자가 시장에 진입하면서 산업의 경계마저 무너지고 있다. 패러다임 변화의 시기에 우리의 자동차산업이 국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전략 수립을 위해서는 산업 변화에 대한 글로벌 메가트렌드(Global Megatrend)를 올바르게 이해하고, 국내 자동차산업의 특성을 정확하게 진단할 필요가 있다. 또한 그 결과를 바탕으로 우리 체질에 맞는 내생적 혁신 전략을 수립하여 실효성 있는 처방을 내릴 필요가 있다. 이 장에서는 우리 체질에 맞는 혁신 전략을 수립하기 위하여 국내 자동차산업을 생태계 관점에서 들여다보고 문제점과 극복방안에 대한 의견을 제시한다. 흔히 자동차산업을 이야기할 때 완성차 제조사만을 기준으로 접근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자동차는 약 15,000~30,000개의 부품이 집약되는 종합 제품이기 때문에 완성차 제조사뿐 아니라 부품업체들을 포함한 산업 생태계 관점에서 상황을 분석하고 연구개발을 포함한 혁신 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이에 한국 자동차산업 생태계의 특수성을 감안한 혁신 전략으로 KAIST 김갑수 교수가 강조하는 탐색-기획-연구 공동체로 대변되는 공동연구의 중요성과 이유에 대하여 설명한다. 나아가 ‘두물머리 혁신’으로 표현되는 새로운 형태의 대한민국 미래 자동차 생태계 혁신 전략을 대안으로 제시한다. 끝으로 한국 자동차산업 내에 깊이 뿌리 박혀 있는 추종자 정신(Follower’s Mind)을 선도자 정신(Pioneer’s Mind)으로 재무장해야만 혁신에 성공할 수 있음을 강조한다.

제11장에서는 “중소기업 스마트공장의 현실과 미래 방향”을 주제로 제조업 전반의 스마트공장화에 대한 혁신 전략을 알아본다. 4차 산업혁명에 발맞추어 정부는 중소기업의 스마트공장 보급을 위해 지속적으로 정책을 확대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양적 확대에 집중되어 있다. 실제 현장에서는 질적인 성장과 중소기업 맞춤형 스마트공장이 더 절실하다. 이 장에서 필자는 스마트공장의 정의가 무엇인지, 왜 중소기업에게 스마트공장이 필요한지에 대해 정부에서 추진 중인 정책 현황을 중심으로 조사 및 분석을 수행한다. 그리고 실무자의 눈으로 한국형 중소기업 스마트공장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제시한다.

2020년 6월

KAIST 기술경영전문대학원장 김원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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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 데이터산업―데이터산업은 플랫폼에서 혁신한다 ― 이래형(한국기업데이터)

2장 AI산업 (I)―글로벌 AI 음성비서 경쟁에서 국내 기업들은 어떻게 생존할 것인가?(인공지능 스피커 중심으로)  ― 왕용운(KAIST 기술경영전문대학원)

3장 AI산업 (II)―안면인식 기술로 살펴본 AI 경쟁력 확보 방안 ― 김수상(포스코ICT AI/Big Data 개발그룹)

4장 유통산업―쇼핑의 천국, 백화점의 현재와 미래 ― 김태현(현대백화점)

5장 해운산업―경험과 지식 축적을 기반으로 한 패러다임 전환 ― 이직(한국선급)

6장 조선산업―전기추진선박 현황과 경쟁력 제고 방안 ― 김태형(현대중공업)

7장 스마트폰 산업―국내 스마트 디바이스 산업의 미래 ― 최규선(한국전자통신연구원 부설 연구소)

8장 반도체산업―빅블러를 이끄는 핵심 하드웨어, 시스템 반도체 ― 김기섭(기술보증기금)

9장 드론산업―전쟁의 양상을 바꾸고 있는 드론 전투기 ― 장찬욱(덴마크 남부대학교)

10장 자동차산업―미래 자동차산업 선도를 위한 두물머리 혁신 전략 ― 김병진(독일 Vitesco Technologies 기술연구소)

11장 중소기업 스마트공장의 현실과 미래 방향 ― 김종철(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에필로그 위기 속의 기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