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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로운 전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정책 전환

저자 : 주병기,이장원,정성훈,김영수,강경훈,류영재
발행일 : 2022-01-25
ISBN-13 : 9791191812145
판형 : 크라운판
페이지수 : 326 쪽
판매가 : 20,000 원

 들어가는 글

 

자본주의는 경제주체들 간의 힘의 불균형이 초래하는 비효율, 불공정, 불평등, 빈곤 등의 폐해를 겪으면서 끊임없는 도전에 직면해 왔다. 힘의 균형을 회복하는 제도개혁과 규제 선진화가 지속되었고 현재의 복지국가 자본주의로의 발전이 이루어졌다. 이런 자본주의의 역사를 한국은 짧은 경제발전 과정에서 압축적으로 경험하고 있다. 게다가 오랫동안 소수의 재벌 대기업에 국가적 자원과 특권을 집중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 성장전략 때문에 경제력 집중과 경제주체들 간의 힘의 불균형이 가중되었다. 지난 20여 년간 지속된 불평등과 양극화, 그리고 성장잠재력 하락 때문에 많은 국민, 기업과 소상공인들의 기회와 희망은 고갈되기 시작했고 핵심 성장동력인 인적 역량의 고도화가 가로막히는 단계에 이르고 있다. 이제는 개발도상국형 고도성장의 환상에서 벗어나 선진국형 지속 가능한 경제발전 경로를 찾아야 할 시점이다. 자본주의의 역사가 말해주듯이, 경제주체들 간의 힘의 균형을 회복하여 모든 경제주체들이 기회와 희망을 되찾고 참여할 수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지금 인류는 글로벌 자본주의의 무분별한 팽창으로 만들어진 기후위기와 자연생태계의 파괴라는 거대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 자본주의를 탄생시킨 화석연료 기반 에너지를 포기하고 새로운 청정에너지를 기반으로 살아갈 방법을 찾아야만 한다. 코로나19 팬데믹은 글로벌 가치사슬로 연결된 21세기 자본주의가 인류가 통제할 수 없는 자연생태계의 교란에 얼마나 취약한가를 보여준다. 팬데믹 이후 글로벌 자본주의의 디지털 대전환과 제4차 산업혁명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이처럼 에너지·디지털 대전환이라는 거대한 과제가 모든 글로벌 시민, 기업, 국가와 정부의 행동에 제약으로 작용하는 새로운 글로벌 자본주의를 개척해 나가야 한다.

이 책은 글로벌 자본주의 대전환이라는 거대한 도전에 대응하고 한국 경제의 선진국형 지속 가능 발전경로를 개척하는 위대한 대장정의 한 걸음에 대한 제안이다.

1장에서는 한국 자본주의의 불공정한 시장과 불평등과 양극화 현상을 자본주의와 그 역사적 변천 속에서 들어난 보편적 특성, 그리고 한국 특유 경제개발의 역사적 경로 의존성의 관점에서 설명한다. 자본주의 선진국들이 오랜 기간 겪었던 자본주의의 불확정성, 그리고 경제주체들의 힘의 불균형의 폐해가 한국의 고속경제성장이라는 역사적 경로에 의해 압축되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민주주의와 정치가 어떻게 자본주의의 진보를 앞당기는가에 대한 논의와 민주주의와 자본주의의 관계에 대한 현대사적 이해를 통해 한국 경제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정치와 민주주의의 과제, 그리고 국가 대전환의 문제를 논의한다. 기후위기로 인한 지구환경의 파괴, 자연생태계의 교란, 그리고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촉발된 글로벌 경제위기를 경험하면서 글로벌 자본주의는 지속 가능성의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이러한 도전을 낳은 자본주의의 내재적 문제점과 근본적 문제해결 방향을 모색하는 것도 이 장에서 다루고 있는 주제이다. 특히 에너지와 디지털 대전환이라는 새로운 자본주의의 지평 위에서 한국 경제가 재도약할 기회를 만들기 위해 풀어야 할 당면과제를 논의한다.

2장에서는 포용국가 전환을 위한 국가 재정과 관료제의 문제를 다루고 한국 정치의 변화에 대해 논의한다. 복지국가 자본주의의 발전과정에서 국가와 재정의 역할에 대해 논의하고 국제 비교를 통해 한국의 국가 재정이 당면한 문제와 해결방안을 모색한다. 재정의 지속 가능성을 강화하기 위한 재정 확충 방안과 재정분권의 필요성에 대해 논의한다. 또한 재정을 운용하는 관료사회의 부패와 패쇄적 부처 이기주의의 문제를 제기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한다. 마지막으로 포용국가 전환을 구현해야 할 한국 정치의 현실에 대해 살펴본다. 민주화 이후 한국 정치사의 흐름을 신화적 리더십에 의존하는 정치에서 시대적 가치와 담론 중심의 정치로의 진화라는 관점에서 설명하고 이런 정치의 흐름 속에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주요 정치·사회 어젠다에 대해 논의한다.

3장에서는 디지털 대전환 시대를 맞이하여 새로운 민주적 노동시장으로의 이행의 필요성을 주장한다. 민주적 노동시장은 혁신과정에서 사람의 역할을 극대화하고 시장소득의 양극화를 방지하며 미래의 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준다는 의미이다. 사람이 혁신의 주체가 되고 또 혁신의 과실을 같이 향유하는 존재가 되어야 지속 가능한 혁신과 공동체 유지 간의 선순환 고리가 마련될 수 있다. 사람의 역량을 키우고 사람이 중심이 되어 기술혁신을 넘어선 일터혁신을 추동할 수 있어야 혁신이 지속될 수 있다. 이를 위해서 혁신과 포용이 노동시장에서 순탄하게 결합되는 유연안정성에 대한 대타협이 필요하다. 해고를 쉽게 하는 유연성이 아니라 노사가 윈-윈하는 제도개혁이 필요한 것이다. 임금체계를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원칙에 맞추어 손질해서 노동시장 전체에서 이중구조나 장벽에 가로막히지 않고 적절한 이전자원 배치전환이 가능하도록 하고, 고용관계에서 나타나는 심각한 갈등사안들을 조정하고 양보해서 장기적인 공동 이익에 도달하도록 만들어주는 사회적 대화가 중요하다.

4장에서는 부동산 시장의 올바른 정책 방향에 대해 서술하였고, 중앙정부 중심의 공급 우선 정책의 문제점에 대해 살펴본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자체로 주택정책 권한과 사업 권한을 이양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공공임대주택 사업이 사업의 경제성이 낮다는 오해를 풀고 공공임대주택 사업의 현황과 문제점, 그리고 사업 활성화를 위한 제언을 제시한다. 아울러 서민 주거지역 양극화 해소를 위한 주택도시기금 개혁의 필요성에 대해 논하였고, 마지막으로 부동산 조세 개편을 통한 계층 간 격차 해소, 그리고 주택시장의 투기 방지와 공정거래를 감독하는 독립기구의 필요성에 대해 논의한다.

5장에서는 에너지 및 디지털 대전환이라는 글로벌 자본주의 대전환에 대응한 산업정책의 방향과 전략에 대해 다룬다. 4차 산업혁명의 신기술들이 확산되면서 초연결 지능사회가 자리를 잡아가고 있고, 데이터가 새로운 경제적 자산으로 부상하는 데이터경제 시대로 진입하고 있다. 전통적 산업구분이 모호해지면서 산업이 융합화되고 있고, 이에 따라 혁신의 패러다임도 변화가 불가피하다. 아울러 미중 간 패권경쟁에 따른 글로벌 가치사슬의 불안정성이 확대되어 역세계화의 양상도 커지고 있다. 이러한 대전환기에 새로운 산업정책의 네 가지 추진 방향을 제시한다. 첫째는 산업혁신정책이 디지털경제 시대의 혁신 패러다임에 맞게 대폭 개편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는 전통적인 산업구분에서 벗어나 역량 영역 중심의 융합형 산업정책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셋째는 이해관계자 간 갈등 관리를 통해 혁신의 사회적 수용성과 포용성을 높이는 것이다. 마지막은 2050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환경적 지속 가능성과 산업 전반의 회복탄력성을 제고하는 것이다.

6장에서는 디지털 전환의 토대인 데이터경제 생태계의 발전 방향을 모색한다. 빅데이터 활용을 활성화하는 문제와 개인정보 보호 간의 상충 문제, 그리고 데이터 축적 유인 제고라는 목적과 데이터 집중의 폐해를 방지한다는 목적이 상충하는 문제에 대해 검토한다. 그리고 이런 문제들을 극복하고 데이터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새로운 정보처리 기술을 활용하는 방안을 제시한다. 그리고 디지털 분야의 개인정보 보호, 경쟁정책, 소비자정책을 총괄하는 기구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논의한다.

7장에서는 기술과 산업 대전환의 시대에 새로운 성장동력 확충을 위한 한국 금융과 자본시장의 과제를 다룬다. 새로운 성장동력 확충을 위한 금융의 정보 생산 기능이 더욱 활성화될 것을 강조한다. 이를 위해 자본시장과 은행 등 금융회사들 간의 조화로운 발전이 중요하다. 자본시장은 벤처기업의 이익실현 인센티브를 제공하여 혁신사업을 활성화하고 은행은 중소기업에 대한 관계형 금융을 확대하여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자금공급의 채널로 작동할 수 있다. 은행의 중소기업 지분 보유한도를 확대하는 등 관계형 금융 확대 방안을 검토한다. 마지막으로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기업 구조조정을 위해 자본시장의 역할이 확대되어야 함을 강조한다.

8장에서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대안적 자본시장의 새로운 틀로 대두된 수탁자 자본주의와 ESG 투자의 확산, 그리고 한국 자본시장의 과제에 대해 논의한다. 기후위기와 에너지 전환이라는 심각한 도전에 직면하여, 기업의 지속 가능성의 결정요인으로 장기투자와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요소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런 변화에 대응함에 있어서 한국의 자본시장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을 지적하고 해결방안을 모색한다. 특히 ESG 확산과 자본시장 새판 짜기를 위한 연기금의 적극적인 역할을 강조한다.

이 책의 집필은 서울대 경제연구소 분배정의연구센터의 지원을 받아 이루어졌음을 밝혀둔다. 관료제 개혁과 한국 정치의 변화에 대한 주제를 제안하고 의견을 공유해 주신 박지웅 변호사님, 자료정리를 도와준 지도학생 옥승빈 양과 전훈철 군, 그리고 집필과 편집의 전 과정에서 물심양면으로 지원해 주신 박기남 사장님과 방조일 편집장님께 심심한 감사를 전한다.

 

20211220

저자들을 대표하여

서울대 경제연구소 분배정의연구센터장 주 병 기

 121세기 자본주의 대전환

주병기(서울대 경제학부 교수강경훈(동국대 경영학과 교수)

 

2장 혁신적 포용국가와 정치의 진화

주병기(서울대 경제학부 교수정성훈(대구가톨릭대 경제금융부동산학과 교수)

 

3장 노동과 시장

이장원(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

 

4장 주거와 부동산 시장

정성훈(대구가톨릭대 경제금융부동산학과 교수)

 

5장 산업 대전환 시대 산업정책의 방향과 전략

김영수(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6장 데이터경제 생태계의 건전한 발전을 위한 정책과제

강경훈(동국대 경영학과 교수)

 

7장 새로운 성장동력 확충을 위한 한국 금융의 과제

강경훈(동국대 경영학과 교수)

 

8장 지속 가능 경제를 위한 자본시장의 새판 짜기국민연금 개혁을 중심으로

류영재(()서스틴베스트 대표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