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는 글

 

 

국가안보 차원에서 관리되기 시작하는 핵심 기술

4차 산업혁명,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등 기술 중심의 사회로 발전하면서 경영 환경에도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이제는 기술 경쟁력이 기업 경쟁력을 좌우하고, 국가 간 무역 경쟁의 중심에도 첨단기술이 자리 잡고 있다. 최근 들어 미국과 중국의 갈등, 그리고 러시아 사태 등 국가 간의 대립이 점차 첨예화되면서 기술력으로 상대를 통제하려는 움직임이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지난 2022년 2월 미국 백악관 소속 국가과학기술위원회에서는 미국이 앞으로 국가안보 차원에서 관리할 18개 기술 분야를 발표하였다. 보고서에 의하면 세부 기술은 총 103개로 정의되어 있으며, 향후 해당 기술이나 관련 부품을 해외로 수출할 경우 사전에 정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국가 차원에서 첨단기술을 관리하고자 하는 움직임은 한국, 일본, EU 등 여러 국가에서도 나타나고 있으며, 첨단기술을 국가 핵심 역량 중 하나로 인식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널리 확산되고 있다. 최근에 미국이 발표한 국가안보 차원의 기술관리 전략은 향후 동맹국들 간의 교류를 통해 기술과 시장 생태계를 구축하는 한편 경쟁 국가들과는 거리를 두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동맹국이라도 서로 교류할 수준 높은 기술력을 보유하지 못하면 기술 생태계에서 멀어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제 첨단기술에 대한 세계적 수준의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기업과 국가 차원에서도 시급한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그러나 개방형 혁신(Open Innovation)을 통해 새로운 기술이 끊임없이 출현하는 등 변화무쌍한 기술발전 방향을 이해하고 신기술 출현을 적시에 감지하는 것이 쉽지 않아지면서 체계적인 기술전략이나 R&D 투자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갈수록 힘들어지고 있다.

 

갈수록 복잡해지는 기술 환경 분석

기술전략이나 R&D 투자전략을 수립하여 세계적 수준의 기술 경쟁력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급변하는 기술 환경을 이해하고 새로이 출현하는 기술을 신속하게 감지하며 우리의 기술력이 현재 정확히 어떤 수준인지 객관적으로 분석·판단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하지만 인터넷, 미디어, 시장 보고서 등에서 쏟아지는 수많은 정보에서 구체적인 신기술을 감지해 내는 것이 현실적인 한계에 부딪히고 있다.

일반적으로 기술 혁신은 일정 기간 R&D 과정을 통해 신기술이 개발되고 이후 여러 검증을 거쳐 시제품이나 첫 서비스가 시장에 소개되면서 알려진다. 이러한 정보는 주로 언론, 인터넷, SNS, 기술 전시회 혹은 유료 보고서에 정리되어 공개되는데, 이를 접하고 해당 신기술의 출현을 처음 알게 되면 이미 시기적으로 한발 늦은 것이다. 왜냐하면 정보가 공개되기 3~7년 전부터 경쟁 기업은 이미 R&D를 통해 신기술에 대한 역량을 축적해 왔고 정보가 공개된 시점에는 더 수준 높은 기술력을 이미 확보하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공개된 정보를 처음 접하고 해당 기술을 따라잡기 위해 뒤늦게 R&D 투자를 할 경우 경쟁 우위를 달성할 수 있는 기술 개발의 성공 확률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앞서가는 기업들은 기술의 경쟁 우위를 선점하고 남들보다 앞서 첨단기술을 개발하며 후발주자와의 초격차를 유지하기 위한 기술전략을 추구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의 기술전략 방법으로는 신기술을 적시에 감지하는 것도 쉽지 않으며 전체적인 기술의 최신 landscaping을 분석해 더 경쟁력 있는 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을 수립하는 것에도 한계가 있다.

이러한 문제에 직면하게 되면서 이제 기업들은 기존의 한계를 벗어나 새로운 기술 환경에 적합한 분석 방법과 전략 수립 방법을 필요로 하게 되었다.

 

Big Data 분석 기반의 기술전략 수립

기업은 R&D와 기술 개발 활동을 하면서 그 결과물로 특허를 출원한다. 특허는 독창적인 아이디어의 소유에 대한 법적 권리를 보호해 주는 장치로서 수많은 혁신적 아이디어가 특허로 발표되고 있다. 2020년 한 해에만 공개된 전 세계 특허 수는 약 300만 건으로, 전 산업에 걸쳐 기술 혁신이 얼마나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공개되는 특허의 내용을 기반으로 Big Data 분석을 하면 최신 기술발전 추이, 기술 경쟁관계의 변화, 잠재적 기술 동향 등 다양한 시사점을 매우 구체적으로 인지할 수 있다. 그리고 새로운 기술이 대중에 알려지기 전에 신기술 출현의 잠재 가능성을 인지할 수 있고, 구체적으로 어떤 기술이 누구에 의해서 어느 국가 시장으로 진출하기 위해 현재 개발되고 있는지 등도 감지할 수 있다.

 

본서는 KAIST 기술경영전문대학원 재학생들이 특허 데이터 기반의 기술 분석과 기술전략 수립방법을 배우고 실제 업무에 적용한 과제를 정리한 것이다. 대부분 학생들은 현재 혹은 이전에 다닌 대기업, 중견기업, 정부출연연구소에서 기술 기획, 기술전략 및 R&D 전략 등의 업무를 다년간 수행해 왔으며, 실무 지식과 경험을 토대로 Big Data 기반 분석을 통해 체계적이고 전략적인 기술기획안을 수립했다.

 

이 책의 구성

본서는 아래 최신 기술 10개 분야에 대하여 특허 데이터를 분석하여 전략적 시사점을 도출하였다. 먼저 해당 기술에 대한 기술 Taxonomy를 정의하였으며, 이를 기반으로 전 세계 특허를 추출하여 체계적인 분석을 진행하였다. Taxonomy 기반으로 기술발전 추이가 어떠하며 국가 간 기술력 비교에서 한국의 위상이 어떠한지도 분석하였다. 그리고 해당 기술 분야에서 주요 기업들의 특허 성과를 분석하고 기술 경쟁의 구도도 파악해 보았다. 마지막으로 여러 특허 분석 과정을 통해 도출된 시사점을 종합적으로 정리하여 향후 기술 발전 방향이나 한국이 고려하여야 할 사항을 정리하였다.

 

1. 우주 발사체 기술

2. 뉴 스페이스 시대, 위성통신 기술의 재조명

3. 환경보호의 필수 기술, 친환경 플라스틱

4. 대체육 기술의 출현

5. 전기 자동차의 도약과 배터리 기술전략

6. 항공기 전기화 기술 동향과 특허 분석 기반 시사점 도출

7. 미세 유체기술의 출현

8. 수술 로봇 기술 혁신 패턴의 변화

9. 기술 수용 주기로 본 AR 산업 동향

10. SWOT 분석을 통한 ASML사의 기술 혁신 역량 분석

 

대표 저자의 역할

KAIST 기술경영전문대학원의 ‘데이터 기반 기술전략 개발’ 과정은 이론과 실무 지식, 그리고 Big Data 분석을 기반으로 기술전략을 수립하는 것이다. 본 과정의 전략적 중요성을 고려하여 다수의 교수들도 참여하였다.

김원준 교수는 KAIST 기술경영전문대학원 원장으로 본 과정을 처음으로 디자인하였고, 학생들이 실무에서 좀더 체계적이고 포괄적으로 기술전략을 수립할 수 있는 새로운 approach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또한 급변하는 최신 기술 환경에는 기존 방법론이 한계가 있음을 지적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새로운 기술 분석의 필요성과 전략 수립 Framework를 제시하였다.

김진우 교수는 산업 현장의 다양한 기술 분석 형태와 전략 수립에 대해 실무 경험을 바탕으로 강의하면서 학생들에게 특허 데이터의 분석 기법과 결과에서 시사점을 도출하는 방법을 설명하였다. 동시에 기술전략, 개방형 혁신, 서비스 혁신,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등의 주제에 대해 최신 SCI급 논문을 학생들이 읽고 발표하는 과정에서 기업 현장의 실무 사례를 같이 설명하여 학생들이 최신 framework와 현장의 실무에 대한 균형적 감각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였다.

김의석 교수는 과목 전반에 걸쳐 기술 혁신의 다양한 이론과 사례들을 강의하면서 기술전략 수립의 과정이 체계적이고 논리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하였다. 또한 개별 산업의 기술전략이 고려해야 하는 핵심을 짚어주면서 주변 상황 변화에 유연성을 가지고 대처할 수 있도록 지식과 경험을 전달하였으며, 기술적 방향을 설정할 때 어떤 요소가 중요하며 왜 그러한지 등을 자세히 강의하였다.

 

이 과목은 철저한 이론 교육과 최신 논문을 기반으로 한 토론, 그리고 특허 데이터를 실제 분석해 보면서 학생들 스스로 과제를 수행해 최종 결과물까지 발표하는 과중한 형태로 진행되었다.

 

특허 분석 솔루션 : 드웬트 이노베이션(Derwent Innovation)

본 과제의 특허 분석은 클래리베이트(Clarivate)사의 드웬트 이노베이션 (Derwent Innovation) 특허 분석 솔루션을 사용하였다. 이 솔루션은 특별히 제작된 DWPI·DPCI 특허 DB를 사용하며, 미국·중국·일본·유럽·한국(IP5) 등 전 세계 특허청 심사관들과 해외 글로벌 기업들이 사용하고 있다. 학생들은 고급 특허 분석 솔루션으로 과제를 수행하면서 고품질의 특허 DB와 분석 기능을 직접 경험할 수 있었다.

학생들은 각자의 직장 및 연구소에서 바쁜 업무를 수행하면서 동시에 본 과제를 수행하였다. 한 사람의 낙오도 없이 성공적으로 과제를 마쳤으며 학생들의 결과물이 제시하는 분석이나 시사점은 실무에 활용하여도 전혀 손색이 없을 정도이다. 어렵고 힘든 과정이지만 불평 없이 모두가 과정을 잘 마쳐준 것에 대해서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대표저자들 또한 학생들에게 많은 지식과 경험을 전달하면서 과제 선정부터 중간·최종 발표까지 전체 분석 과정을 함께하였다. 과제를 수행하면서 학생들이 직면하는 문제와 의문점에 대해 아낌없는 조언을 해주었으며 항상 새로운 관점을 가지고 문제를 볼 수 있도록 학생들을 격려해 주었다. 열정을 가지고 학생들을 지도해 준 대표저자분들에게도 감사드린다.

그리고 학생들이 고급 특허 분석 솔루션을 사용할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지원해 준 한국 클래리베이트의 송민진 본부장과 권순우 과장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마지막으로 이 책이 잘 출판될 수 있도록 많은 조언과 지원을 아끼지 않은 율곡출판사 여러분께도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2022년 6월

김원준

1장 우주 발사체 기술―우주 시장 진출의 핵심, 글로벌 우주 발사체 기술―박주원(대한항공)

2장 뉴 스페이스 시대, 위성통신 기술의 재조명―지구를 초고속 통신망 속으로, 첨단화되는 위성통신 기술―이철우(KAIST)

3장 환경보호의 필수 기술, 친환경 플라스틱―환경 이슈 대응을 위한 기업들의 혁신전략―최상빈(SK에코플랜트)

4장 대체육 기술의 출현―미래 인류의 단백질 대안, 대체육 기술―최초애(한국식품연구원)

5장 전기 자동차의 도약과 배터리 기술 전략―전기 자동차 산업의 핵심, 이차 전지 기술―강덕환(현대자동차)

6장 항공기 전기화 기술 동향과 특허 분석 기반 시사점 도출―항공 기술의 새로운 도약, 첨단 전기 항공기의 출현―심윤재(KAIST)

7장 미세 유체기술의 출현―최첨단 의료진단 기술의 핵심, 미세 유체기술―조지영(HP 프린팅 코리아)

8장 수술 로봇 기술 혁신 패턴의 변화―AI 기술의 핵심 응용 분야, 수술용 로봇 기술―남용원(KAIST)

9장 기술 수용 주기로 본 AR 산업 동향―메타버스 구현의 핵심 엔진, 증강현실(AR) 기술―최형기(인벤티지랩)

10장 SWOT 분석을 통한 ASML사의 기술 혁신 역량 분석―반도체 노광장비 1위 기업, ASML 기술력 분석―최희수(기초과학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