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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경제위기 다르다

저자 : 김인준, 이영섭
발행일 : 2023-10-25
ISBN-13 : 979-11-91812-56-5
판형 : 신국판
페이지수 : 380 쪽
판매가 : 25,000 원

책을 펴내며

 

1997년 한·중 수교 5년을 기념해 중국 정부를 방문한 적이 있. 그 당시는 한국의 위상이 상대적으로 높아 중국 정치국원 중 한 사람과 좌담회를 가질 기회가 있었다. 우리는 중국에서 경제 관련 무엇이 가장 중요한가 하고 물었더니 국제금(international finance)과 기술(technology)이라는 답변을 들었다. 제대로 경제의 본질을 꿰뚫고 있었다.

경제가 성장하는 데에는 금융안정과 국가 경쟁력 확보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그렇지만 이것은 필요조건이지 충분조건은 아니다. 경제위기가 대내외적 요인으로 인해 주기적으로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장기간 경제정책을 시행하다 보면 경제적 부작용이 쌓이게 마련이고 이는 경제위기의 원인이 된다. 자본주의와 자유민주주의는 선거에 의해 정권이 바뀌면서 그동안 쌓인 부작용을 걸러내며 위기를 극복하려고 한다. 전체주의 국가들은 부작용을 제때에 걸러내지 못하고 쌓아두었다가 시스템이 붕괴하기도 한다.

글로벌 경제에서 우리와 같은 중견국은 글로벌 충격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우리 경제1970년대 1, 2차 오일 파동 위기, 1997년 외환·금융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20년 코로나19 위기 등을 겪었다.

그런데 코로나19 위기가 끝난 이후 최근 전개되고 있는 상황은 이전과는 사뭇 다르다. 대내외 경제적 요인뿐만 아니라 정치·사회적 요인이 함께 뒤섞이고 국제정세도 요동치면서 경제적 충격을 가하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예전과 달리 사람들이 위기의 늪으로 빠져들고 있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더욱이 걱정되는 것은 이번 위기가 우리나라의 경제 체질이 역대 최악인 상황에서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그동안 위기를 겪을 적마다 지적되었던 부채 문제 등 경제 취약성이 그 어느 때보다도 심각한 데다가 우리 경제의 성장동력이 최저인 상황에서 이번 위기가 전개되고 있어 이전과는 달리 쉽게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다. 게다가 과거에는 위기가 발생했을 때 온 국민이 합심해 위기 극복을 위해 노력했고 성과를 거두었다. 반면, 지금은 국가가 양쪽으로 쪼개져 있어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도 진영 논리에 막혀 위기 대응정책이 먹혀들기 어렵다.

위기 상황 자체를 인지하지 못하고 설령 인지했다고 해도 이전과는 달리 허약한 체질, 양분된 진영 간의 대립으로 위기 극복이 난망하다. 제대로 워닝(warning)을 하지 않으면, 일본이 겪어오고 있는 것처럼 읽어버릴 30년 위기의 전조가 될까 불안하기 그지없다.

위기는 늘 새롭다지만, 이번 경제위기는 이전과는 너무 달라 그 어느 때보다도 더 큰 사명감을 가지고 또다시 새로운 경제위기 저서를 집필하게 되었다. 우리에게 사명감은 단 하나밖에 없다. 우리 후손에게 지금보다 더 좋은 세상을 물려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 외에 무슨 이념이 있고 무슨 시대적 소명이 필요하겠는가?

이 책을 쓰면서 적어도 세 가지 면에서 기존의 경제위기 저서들과 차별을 두고자 하였다. 하나는, 경제위기 정의와 관련해, 급격한 붕괴 현상이 나타나지 않더라도 후유증을 극대화할 수 있는 상황 또한 위기 상태로 간주하였다. 지금의 경제위기가 이전의 위기에 비해 향후 장기적인 차원에서 훨씬 더 큰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또 하나는, 위기의 원인과 관련해, 단순한 구조적 취약성이 아니라 정책 실패가 그 어느 위기 때보다도 컸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특히 분야를 막론하고 포퓰리즘의 퍼주기 정책으로 변질된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원인으로 작용하였다. 마지막으로, 정책 처방과 관련해, 경제정책 개혁만으로 충분하지 않고 저변의 정치·사회제도 개혁이 수반되어야 한다는 것을 역설하였다. 팬덤과 포퓰리즘에 기반한 진영 간 대립으로 모든 정책이 무용화되는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경제정책이 정치수단화하는 것을 방지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이번 위기를 보면서 정말 무엇이 다르고 이전과는 어떻게 달리 접근해야 하는지 새로운 인식전환의 필요성을 절실하게 느끼고 있다. 소리없는 침묵의 암살자와 같은 이번 위기를 제대로 극복하지 못하면, 서서히 가라앉는 대한민국 경제를 구하기 어려울 것 같기 때문이다. 이번 경제위기에 대한 엄중한 절실함을 담은 이 저서가 우리 경제의 새로운 여정에 도움이 되길 바랄 뿐이다.

매번 글을 쓸 때마다 많은 분들의 도움을 받게 되는데, 이번에도 예외가 아니었다. 홍익대학교 백승관 교수님은 현상 인식을 하는 데 중요한 아이디어를 주셨으며, 국제금융학회 회원들 간의 대화 및 토론 또한 경제 상황을 파악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서울대학교 박수빈 양은 표와 그림 작업 및 내용 정리를 도와주었다. 예정보다 많이 늦어졌음에도 묵묵히 기다려주신 율곡출판사 박기남 사장님과 꼼꼼히 편집을 해주신 출판부 여러분께도 깊이 감사드린다.

 

202310

김인준·이영섭

CHAPTER 01 또 다른 경제위기

 

PART 01 이번 경제위기 무엇이 다른가?

CHAPTER 02 부채 급등과 취약성 악화

CHAPTER 03 저성장과 경제 활력의 저하

CHAPTER 04 소득과 부의 양극화

 

PART 02 주요 경제정책의 현황은?

CHAPTER 05 금융정책과 금융안정

CHAPTER 06 재정정책과 국가 부채

CHAPTER 07 대외경제정책과 국제수지 안정

CHAPTER 08 산업정책과 글로벌 경쟁력

 

PART 03 향후 우리 경제가 나아갈 길은?

CHAPTER 09 글로벌 경제 패러다임의 변화

CHAPTER 10 ·중 패권 경쟁과 신냉전의 도래

CHAPTER 11 금융안정과 저성장-양극화 해소

CHAPTER 12 한국 사회의 폐해 척결과 외교-안보 강화

김인준:

서울대학교 상과대학 2년 수료

미국 Dartmouth College 졸업(경제학학사)

미국 Harvard 대학교 졸업(경제학박사)

미국 Dartmouth College 교환교수

금융발전심의회 위원장

무역위원회 위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

서울대학교 사회과학대학 학장

한국경제학회 회장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

, 서울대학교 경제학부 명예교수

 

이영섭:

서울대학교 경제학과 졸업(경제학학사)

미국 University of California, Berkeley 졸업(경제학박사)

한국개발연구원(KDI) 부연구위원

숙명여자대학교 경제학부 교수

일본 동경대학교 객원교수

금융발전심의회 위원

미국 Brookings 연구소 객원연구원

서울대학교 금융경제연구원 원장

한국금융학회 회장

, 서울대학교 국제대학원 교수